국민의 힘 당권주자, 출마자는 득실거리는데, 거재두량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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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5   2021.08.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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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 석종현 논단

 

국민의 힘 당권주자, 출마자는 득실거리는데, 거재두량과 같다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 카페 하우스만 진풍경

 

 

거재두량(車載斗量) 수레에 싣고 말로 잰다는 뜻이다. 즉 아주 흔하거나 쓸모 없는 평범한 것만이 많이 있다는 것인데, 삼국 시대 오()나라는 촉()의 관우를 공격해 죽여 촉나라와 적대하기에 이르렀다. 기원전 221년 촉나라는 오나라를 칠 군사를 내보내고, 오나라 군주 손권(孫權)은 위()나라에 구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그 사자로 선출된 중대부(中大夫) 조자(趙咨)에게 손권이 강력하게 당부했다."결코 오나라의 체면을 손상시켜선 아니 되오."조자는 명심하고 출발했다.조자가 위나라의 수도에 도착하자, 조비(曹丕)는 그가 찾아온 뜻을 알면서도 짐짓 물어 보았다."오나라의 임금은 어떤 인물이요?""총명하고 자애롭고 똑똑하며,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지략의 소유자입니다.""과장이 좀 심하군요."조비가 비꼬듯이 웃으니, 조자는 하나하나 실례를 들어 반론했다.

 

조비가 또 물었다."만일 내가 오나라를 공격한다면?""대국에 무력이 있다면, 소국에도 방위책이 있습니다.""오나라는 위나라를 두려워하고 있겠지요.""두려워하고 있다니요. 100만의 용맹한 군사와 천험(天險)이 있습니다.""그대 같은 인재가 오나라에는 몇 명쯤 있소?""

나 같은 자는 거재두량(車載斗量)할 만큼 있습니다."조비가 탄복하며 말했다."사신으로 가서 군주의 명령을 욕되게 하지 않음은 그대와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오."

열석한 위나라의 신하들고 모두 감동을 받았다. 이리하여 오나라와 위나라의 군사 제휴는 성립되었다. 조자가 오나라에 돌아오자, 손권은 사명을 완수한 데 대해 상을 내리고, 기도위(騎都尉)로 승진시겼다.

이 말을 다시 정리하여 거재두량에 대해 하도 흔해 빠져서 귀하지 않다는 것인데, 작금의 국민의 힘 당권주자들 출마 풍경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쇄신과 혁신이 요구되는 정당에 이에 걸맞는 주역들이 보이질 않는다. 심지어 어떤 주자는 경선이라는 흥행에 공국을 끓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김웅이 주목되고 있다.

여기엔 이른바 유승민이라는 정치인의 후광이 있고, 친유(유승민)계 의원들이 설립을 주도한 서울 여의도의 정치카페 하우스(How’s)’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중에 원외로 밀려난 서울시장·대권 주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사람을 모으고 메시지를 낼 만한 공간이 필요한데, 하우스가 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우스는 ○○포럼과 같은 이름의 외곽조직과는 다른 형태라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면이 있다. 기존 포럼들이 인물을 구심점 삼아 활동한다면 하우스는 장소를 구심점 삼아 사람들을 모으겠다는 계획을 갖고 만들었다. 일단 전·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한 157명의 조합원이 출자했다.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이름 하우스(How’s)’세상의 모든 질문을 해결한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시민들이 하우스를 방문해서 정치가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룬다는 의미라고 한다. 국민의힘 당명과 로고 디자인 제작에 참여한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통상 여당 원내 인사들은 국회나 정책 집행 현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야당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주목받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외부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원외 주자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하소연을 해왔다. 야당 소속인 데다 원외에 있는 주자들은 출판기념회나 전국투어 콘서트 등 외부 공간이 아니면 사실상 주목받기 어려운데 올해는 대규모 행사가 금지되면서 그나마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하우스에서 활동해 주목받은 주자들은 대부분 원외 주자들이다. 하우스 이장인 오신환 전 의원을 포함해 야권의 주요 잠룡들인 유승민 전 새로운보수당 대표, 모두 원외 주자들이다. 하우스에서 행사를 열 계획이었던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지난 총선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고,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한계를 보여 주었다.

당초 하우스는 설립 과정에서 친유승민계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사장인 오신환 전 의원을 비롯해 유의동 의원, 김웅 의원 등 하우스 협동조합 출자에 참여한 많은 의원이 친유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설립 초기 하우스는 유 전 대표의 대권 출마 관련 전진기지인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좀 더 복잡하다. 일단 하우스 이사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하우스가 유승민계 의원들의 대선 전진기지라는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하우스는 특정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며 진영을 확장하고 국민들과 현장 속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정권을 탈환하는 기반과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동조합이라는 특성 자체가 특정 개인이 아니라 누구든지 활용하라는 것이라며 외연을 확장하고 그 안에서 시민과 소통하면서 정신적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스가 오 전 의원이나 유 전 대표 등 특정 유력 주자들의 선거 출마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하우스는 유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급 잠룡들은 조합원으로 받지 않고 있다. 하우스가 특정 개인의 대선 출마를 위한 조직이라는 시각을 경계하는 차원에서다. 코로나19로 매장 내 대부분의 행사가 중단되기 직전까지 하우스는 제대로 운영한 기간이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수많은 강연과 토론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특정 개인의 조직이었다면 이처럼 다양한 인사들이 오가고 소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하우스 측의 설명이다.원외 주자들의 무대로 활용되지만 하우스는 국민의힘 원내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다. 개소식 무렵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고, 원내에서 유의동·김병욱·김웅·이영·황보승희 의원 등 많은 의원이 참여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내 의원들 중 상당수가 친유계로 분류되는 만큼 원외에 있는 유 전 대표를 비롯해 하우스의 중량감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여간 작금의 당 대표출마자들을 보면 빠루국회라는 오명(汚名)까지 들으며 폭력국회의 적나라한 몰골을 드러낸 이래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는커녕 국민을 걱정하게 만드는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사람이 출마선언을 했는가 하면, 봇물 터지듯 했던 정치개혁구호는 오간 데 없고 자신들의 정치 밥그릇 찾는데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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