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과반 정치,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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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석종현논단>

막무가내 과반 정치, 이대로 좋은가

 

무엇이 답인가에 대한 해법은 국가이지만, 그대 정치인들은 여전히 당리당략이다.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지고 있다. 현재도 진행형이다. 한쪽은 문재인 퇴진이라는 피켓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갔고, 다른 쪽은 문재인 수호를 손에 들고 거리로 향했다.

 

작금에 벌어진 이 사태는 우리 사회에 작지 않은 충격과 파문을 몰고 왔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분열됐다. 그간 마음속에 잠재해 있던 진영 간의 대립이 수면 위로 확연히 드러난 것일는지 모른다. 분열과 서로를 향한 혐오가 2021년 들어서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 전문가들은 보선 전까지 광장은 극렬하게 대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의 광장은 뜨겁다.

 

 

작금의 분노 정치는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 이후에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각 국가가 세계화를 자기 나라에 유리한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경제 위기로 인해서 다 같이 침체되는 일을 경험했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고 중산층의 몰락과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의 경제 불평등을 고착화했다. 각 나라의 정치가 경제적 불균형 문제를 없애지 못하면서 더는 이것이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망가지는가에서도 2008년 이후에 바람처럼 부는 거리 시위에 대해, 중산층의 몰락과 미국발 경제 위기,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 정체, 민주주의 외에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 서구의 안이한 태도 등을 이유로 봤다. 책에서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유럽 국가들은 2003년에서 2007년 사이에 4~5%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었지만 세계 경제 위기와 함께 반 토막 나고 말았다. 라트비아의 경우 2009년 경제는 전년 대비 10%가량 축소됐고 실업률은 20%를 넘겼다. 싱가포르는 20091분기 20%가량 위축됐고, 세계 금융 위기가 시작되면서 말레이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필리핀 또한 큰 충격을 받았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 초반 유럽을 강타한 경제 위기는 유럽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의 후퇴를 불러왔다. 이들은 조사 결과, 많은 가계 주체들이 시장과 민주주의를 결부시켜 생각하고 있었고, 삶의 질이 하락한 원인이 양쪽 모두에 있다고 비난했다.

 

 

책의 예견은 현실이 됐다.

 

 

미국에서는 2011년 일부 금융업자들의 과도한 이익 추구와 소득 불평등에 항의하는 반()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넘쳐났으며,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이자 사회운동가인 스테판 에셀은 2010년에 분노하라는 책을 펴며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켰다. 세계 35개국에 번역돼 3500만 권이 팔린 책에서 저자는 프랑스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분노하라면서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불과 몇 개월 뒤인 2011년 스페인에서는 좌파정당 포데모스등이 참여한 좌파연합이 주요 도시 의회를 장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2018,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발표에 반대하면서 노란 조끼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홍콩, 칠레 등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곳에서는 영화 조커의 주인공 조커 분장을 한 이들이 카메라에 잡혔다. ‘조커는 사회 불평등과 빈부 격차가 낳은 영화 속 악당이다. 시위에서 조커 분장을 한 이들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분열되고 약자들이 억압받는 영화 속 고담시와 현실의 삶이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2000년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된 직접 민주주의 이래 처음으로 한국에서 다시 그 직접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이 민주주의는 인터넷과 문자 메시지를 통한 온라인과 촛불 문화제의 오프라인의 연대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제 평화적인 대중들이 직접 민주주의의 중요한 정치 주체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 요구를 수렴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오늘의 이 보궐선거를 만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61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자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오늘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에 이어 2016129국민명예혁명의 빛나는 역사를 새로이 썼다. 정의로운 평화항쟁의 승리, 국민의 뜻을 대변한 국회에도 찬사를 보내자. (중략) 991의 불평등 사회, 청와대 재벌 등 1% 낡은 기득권 체제를 혁파하고 국민권력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출발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국민명예혁명의 완전한 승리의 날이 올 때까지, 국민권력시대를 향해 우리 다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나가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그해 1월에 도내에 민관(民官) 협치자문 기구를 출범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권한을 행사하는 대리인들이 권한을 행사할 때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최대한 확대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촛불을 든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만큼 경기도는 촛불민심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논리를 최대한 반영해보고자 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오늘날 우리의 광장에서 벌어지는 것은 민주주의의 방식이 아닐뿐더러, 묘하게 얽히고 꼬여 파시즘적 요소가 강하다는 우려를 한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파시스트들이 선거를 통해 고위 공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고위 공직에 올랐을 때 그들이 첫 번째로 시도하는 것은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주요 기관들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회도 포함된다. 파시즘은 사회적·경제적 불만을 먹고 자란다. 이 불만에는 저쪽에 있는 사람들은 분에 넘치게 좋은 대우를 받고 있고, 반면 나는 받아야 할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믿음도 포함된다.

 

 

우리는 어려운 문제들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는 대신 위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언론과 정보의 거품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비판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신념과 관점이 나의 것과 충돌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비웃으라고 독려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경멸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들이 말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게 한다. 이런 태도는 배움을 경직시키고 선동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청중을 만든다. 선동가들은 각자 불만을 품은 다양한 부류의 무리를 하나로 모으는 방법을 알고 있다.

 

 

선전·선동과 관련해서 독일의 괴벨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치 정권에서 선전부 장관을 지낸 괴벨스는 군중 선동을 치밀하게 이용한 선구자로 악명을 남겼다. 1922년 나치스에 들어간 그는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베를린 지방의 당 지도자가 됐다. 괴벨스는 이런 주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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