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운명, ‘제3지대 흡수하나, 흡수되나’에 달려 있다

페이지 정보

본문

천봉 석종현 논단

 

국민의힘 운명, ‘3지대 흡수하나, 흡수되나에 달려 있다

 

야권대통합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제3지대 세력 중심으로 흘러갈 것 같았던 야권 대선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당장 국민의힘에선 지난해 4월 총선 참패로 당 재건조차 불투명했던 상황을 극복하고 1년 만에 정권교체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각종 대선 시나리오도 잇따라 제기됐다. 전날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합리적 중도우파 인사들을 넓게 삼고초려해서 든든한 개혁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오 후보는 23일 단일후보 확정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네 분과 미리 전화 통화를 했는데, 도와주겠다고 언질을 주신 분도 있다대선 플랫폼론을 이어나갔다. 오 후보는 또 오늘부터 성심을 다해서 삼고초려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 내에서 흘러나오는 가장 유력한 대선 승리 방안은 오 후보를 서울시장에 당선시킨 뒤 오 후보 중심의 대선 플랫폼을 구축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 후보,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대권주자들을 모두 국민의힘 빅텐트로 모은다는 것. 이번 단일화 경쟁의 흥행이 일단 성공한 것처럼, 중도우파 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국민들의 관심을 끌면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윤 전 총장 또는 안 후보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3지대 빅텐트론이 사그라지고 야권의 구심력은 국민의힘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고 안 후보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합당을 해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면, 윤 전 총장 역시 국민의힘 입당을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총장의 정치행보에 대한 전망에 대해 사람들은 제3지대냐, 국민의 힘이냐 하는 말들을 하지만, 3지대로 성공한 예가 없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단일화 경쟁 과정에서 안 후보가 여러 차례 국민의 힘과의 합당을 약속한 것도 국민의힘 중심의 대선 플랫폼 형성에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돌발 변수는 많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 주도의 대선 플랫폼을 인정하지 않거나 합당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의 힘의 시나리오는 차질을 빚게 된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는 단일화 결과 발표 이후엔 합당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합당은 절차들이 있다. 당의 주인인 당원들 뜻을 묻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것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야권 인재들, 시민단체들 모두 묶어서 범야권 대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해 단일 후보 결정 전과 비교할 때 뉘앙스가 바뀐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 역시 측근들 사이에선 국민의 힘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활동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여전히 많다.

안 후보가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대통합을 걸고, 윤 전 총장도 제3지대에서 활동을 시작한다면 제3지대와 국민의힘 간 주도권 다툼이 커질 수도 있는 것. 특히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 후보가 패배한다면 국민의 힘으로선 3지대로의 흡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야권통합을 원하는가. 그것이 오늘의 지역 분열주의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남북통일에의 길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감정은 본질적으로 군사독재의 산물이고 유물이다. 전에 없던 망국지병이다. 5·16 군사쿠데타 전 호남사람을 영남에서, 영남사람을 호남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국민의 아량과 지혜가 어디로 갔는가.

야권통합의 대의는 선명하고 그 효과는 절대적이다.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뿐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의 안정과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한테 뉘앙스의 차이는 있겠으나, 야권의 통합이야말로 공통된 염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야권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들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너무나 명백하고 절박한 과제이다. 당장 1년 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 야권통합 이상으로 절대절명의 승부수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통합을 가로막고 있는 먹구름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골이 깊은 당파적인 이기심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느 특정인을 명년말 대통령선거의 대통령후보로 전제하느냐 안하느냐의 감정적 싸움이다. 이 문제에 관해 이른바 지역적 정서를 내거는 사람들이 있다. 감정의 세계에서는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이성의 목소리는 아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이 시점에서는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를 염두에 두지 말고 접어두는 것이다.

합의제 당운영이 보장되는 순수집단체제로 일단 통합하는 것이요, 통합된 힘을 모아 대선에 임하는 것이다. 만일 야권이 통합, 전국적으로 단일후보를 내세운다면 누가 현 여권의 압승을 호언장담할 것인가.

이렇듯 대권후보라는 걸림돌만 없다면, 국민의 힘과 국민의 당이 따로 담을 쌓아야 할 이유가 없다.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말 死則生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