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경제민주화’가 시장경제를 해치는 족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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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경제민주화가 시장경제를 해치는 족쇄였다

보수의 위기를 말한다.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결여되었다는 데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근대를 만들지 못한 역사를 갖고 있다. 외부와의 접촉, 즉 일본과 미국을 통해 근대화가 이루어졌다.

1876년 개항을 하기는 했지만 1910년까지는 별다른 정치·경제적 변화가 없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망국 이후부터였다.

이런 걸 얘기하면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비난을 한다.

그러나 일본의 식민지배를 긍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가치판단과 사실관계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해방 후 근대화를 추진한 세력은 미국과 접촉했던 이승만이었다. 미국의 원조와 한미동맹이 있었기에 이승만의 근대화 추진이 가능했다.

박정희 근대화 과정에서 힘이 된 군부도 미국의 원조 아래 형성되었다.

이승만이 세운 자유민주주의 국가, 박정희가 이룩한 산업화와 재정자립의 기반 위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은 글로벌리즘의 바탕 위에 존재한다. 그걸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것이 자유한국당이다.

한국의 운동권은 근대화에 저항하는 저항적 민족주의 세력이었다. 저항적 민족주의는 그들뿐 아니라 한국인 전체의 문제이다. 한국인이라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크건 작건 저항적 민족주의를 체화(體化)했기 때문이다.

저항적 민족주의의 극단적 형태가 종북(從北) 세력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인민민주주의, 사회주의 세력이었다. 근대적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들은 1987년 이후 대한민국의 발전 프레임을 제시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소모적 갈등과 대립은 이 저항적 민족주의 세력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원래 보수는 사자(死者)와의 동거(同居)’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과거를 중히 여기고,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진보는 인간은 현명하며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는 상대적 개념이다.

글로벌리즘과 시장(市場)경제를 받아들인 한국 보수는 본질적으로 진보적이었다.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창조적 파괴’ ‘파괴적 창조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저항적 민족주의, 사회주의에 기반을 둔 이른바 진보 세력은 파괴적 창조를 할 수 없다. 그들은 외향적으로 만 진, 니 전체주의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세력들이다.

한국은 근대화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의 물질문화·정신문화를 캐치 업(catch up)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동양에는 없던 자유, 인권과 같은 가치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되었고, 세계 시장과 단단하게 묶였다. 누구도 이걸 되돌릴 수는 없다. 색깔로만 진보적인 현 정권이 글로벌리즘과 시장을 거부하는 순간, 경제는 파탄이 난다. 석유와 전기와 수도가 끊긴다. 국민들이 아우성을 치면 어느 정권도 견뎌낼 수 없다. 이념보다 강한 게 먹고사는 문제다.

보수의 위기소리가 나오는 것은 박근혜대통령의 탄핵, 이어지는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패배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 패배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유한국당이 실패한 것은 권위주의적 보수정당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이번 좌초를 계기로 자유한국당 남아 있는 권위주의적 요소들을 청산하고 철저한 자유주의 정당으로 거듭나면 된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니 동반성장이니 하는 말은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허상이다. 그런 것들을 타파해야 한다. 오히려 규제를 풀고 모든 분야에서 경쟁원리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대우조선 사태 등에서 보듯 한계가 드러난 공공 부문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오히려 시장경제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권위주의를 극복한 자유주의, 포퓰리즘으로부터 해방된 자유주의, 사유재산과 자유를 지고(至高)의 가치로 받아들이며 평등주의적 요구와 타협하지 않는 자유주의가 보수정당의 중심인 자유한국당이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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