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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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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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잃어버린 후
대문 키를 번호 키로 바꾸었다
꼼꼼히 비밀번호를 챙기고
아우라 미장원, 뉴 클리닝 세탁소
로또 판매소를 지나
출구 번호를 보며 지하철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있다
자기만의 세상을 불러내고 전송한다
숫자들이 경계 없이
지하의 풍경을 빠르게 정렬한다
앉으려다 자리를 놓친 나는
지하철의 손잡이를 느리게 잡는다
휘청거리며 내려다보다
앉아있는 사람들의 스마트한
비밀번호를 훔쳐보고 싶어진다
어디론가 가는 것도 비밀
여러 개의 비밀번호를 여느라 하루 종일

- 임재춘, 시 '당신의 비밀번호'


비밀번호 없이는 꼼짝도 못 하는 시절입니다.
비밀번호가 비밀이어서, 내 비밀이 새어 나갈 것 같지 않지만
그 비밀번호를 잊은 순간들이 당황스럽습니다.
맞지 않는 숫자는 순간 나를 불순한 사람으로 만들고 맙니다.

당신은 비밀번호 없이 바로 열고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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